한밤 중 날벼락

Script/Today 2009. 10. 13. 19:30

새벽 2시쯤인가?
잠이 스르르 들었다.
그리고 새벽3시40분 즈음.
익숙치 않은 초인종 소리가 한밤중에 3층 전체를 울린다.
내방 초인종은 누르다 말았는지 금방 꺼지는데 다른 방들의 초인종 소리가
벽을 따라 울려 퍼진다.
그리고

'우장창창!!!~~~'

복도를 따라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내 방까지 침범한다.
10분 동안 계속해서 누군가 소리를 지르면서 열심히 유리창을 박살내고 있었다.
복도에는 몇몇 아이들이 나와 있었지만
난 그냥 소리만 듣고 있었다.
그리고 갈등.
'경찰에 신고할까?'
지난 번에 옆방에 살던 프랑스 교환학생의 미국인 여자친구의 사촌들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놀러와서 옆방에서 깽판 치다가
결국 옆방문을 새벽에 작살내는 소동을 벌이고 도망간 적이 있었다.
이틀후에 독일경찰이 와서 옆방 프랑스 학생을 비롯해서
나까지 붙들고 그녀석들의 인상착의와 행방을 묻는다.
옆방녀석은 내가 혹시라도 진술 할까봐 겁을 많이 냈었다.
원만히 해결 되었지만 경찰은 나를 붙들고 왜 새벽에 그런 소리가 났는데
신고를 안했냐고 물었다.
외국아이들이 해외여행 와서 객기에 그럴수도 있는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진술하지 않고 그냥 경찰에 신고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고 말았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별 관심이 안생긴다.
그냥 궁금했다.
'도대체 유리창 몇개를 박살내기에 이리도 오래걸리지?'
그정도...
다음 날 외출할려고 나와보니....




기술도 좋게 가운데 출입문용 유리만 작살을 내놔서 임시로 판자로 막아놨다.








사실 위쪽 사진의 문은 아무나 열고 들어올수 있고
아래쪽 사진의 문이 열쇠로 열고 들어와야 하는 문인데
야무지게 저 유리창만 두장을 작살을 내셨나 보다.
양쪽의 유리창은 말짱하다.

도둑놈일 가능성은 거의 없고(뭔 도둑놈이 이렇게 티내면서 들어올까?)
아마도 지나가던 술에 취한 사회에 불만 많은 젊은이겠지.
아니면 기숙사에 불만이 많은 학생?
우리 기숙사에 헤어진 여자친구를 둔 미친놈?

아무튼 살다보니 별일도 다 있다.
Posted by Sieben_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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