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점 : 8.5 / 10
끝나지 않는 악순환의 연속이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 분쟁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면 오랜 역사 속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가장 현실적이고 어렵지 않게 풀어놓은 이 영화 ´레몬트리´.
제 58회 베를린영화제 관객상에 빛나는 이 영화는 거대한 분리 장벽이 세워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접경지역에서 홀로 레몬 농장을 운영하는 여인의 이웃에
이스라엘 국방장관 부부가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겉으로는 접경지역의 안전함을
보여준다는 명목으로 이사를 오지만 곧 그녀의 레몬 나무들 사이에 거대한 감시탑이
새워지고 철조망을 치고 심지어 레몬나무들이 장관의 집을 공격할 취약점으로 지목되면서
그녀는 자신의 농장이 철조망으로 막혀서 나무들을 돌보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이슬람의 전통에 따라 죽은 남편의 뒤를 이어 힘겹게 레몬나무를 가꾸던 여인에게는
그러나 아무런 항변할 힘이 없다. 결국 그녀는 우애곡절 끝에 젊은 유학파 이혼전문 변호사를
소개 받아서 나무들을 되찾기 위해 이스라엘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고 힘겨운 변론이
시작된다. 이 영화의 또다른 시선은 국방장관의 부인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레몬나무들을 빼앗긴
팔레스타인 여인에게 연민을 느끼지만 그녀 스스로도 외도와 일로 바쁜 남편으로 인해
우울증이 심한 상태이다. 두 여인을 사이에 두고 레몬나무들은 서서히 말라 죽어간다.
그리고 전통에 얽매여 있던 그녀에게 젊은 변호사는 사랑으로 다가서는데.....
사실 약간의 역사적 인식과 주관을 가지고 감상하면 좋겠지만 그런 사전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이영화는 짧은 시간 동안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현실 과 전통에 얽매일수 밖에 없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의 두여인의 이야기는
현재 두 나라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상황에 스며들면서 현실감을 준다.
시간 때우기용 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이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심이 있다면 볼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