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게 벌써 1년이 다 된 이야기 이다.
당시에 내가 살던 서독의 Bonn본에서 동독의 Jena예나로 이사를 해야만 하지만 열악한 방사정으로 집을 구하지 못해 고생할 때이다.
작은 도시에 계약 관련해서 얼굴 보고 해야하는 일이기에 몇번 가계약한 방을 못미더운 외국인보다 다른 사람에게 훌쩍 넘겨버린 불상사에
이 곳까지 집적 방을 구하러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독일의 특성상 내게 약간은 비싼 기차왕복비 160유로로 포기
설상가상으로 차량 동승 사이트에도 이 먼곳까지 가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결국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차를 렌트해서 가는 것이
비교적 저렴하기에 그렇게 가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유로카(www.Europcar.de)에 예약을 했다.
여기에는 차량이 이코노미, 콤팩트, 중형 등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대략 혼자타기에는 콤팩트가 작고 기름값도 적게 먹을 것 같고
차량은 이쪽으로 분류된 차종 중 랜덤으로 대리점에 입고된 차를 주는데 탈만해 보였다. (여기에 반전이 있을줄이야...)
거짓말 안하고 정말 독일의 허리를 관통하는 길을 다녀왔다.
갈아탄 고속도로 노선만해도 5 라인.
스마트는 Daimler가 탄생시킨 차세대 소형차 브랜드이다.
(다임러는 Benz의 자회사이다, 그래서 이 차종은 벤츠엔진을 탑재했다.)
출시 당시 큰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 됬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그다지
큰 호응을 받지 못해서 한때 다임러 그룹의 위기설로 이어졌지만
차세대란 말에 걸맞게 소형이면서도 기능이 뛰어나고 반면에 약간은 뒤떨어지는(?) 디자인에 두번 놀라는 그런 자동차이다.
짜부러진 포르쉐.
드디어 차량을 하루 렌트하기로 한 날이 오고 대리점에 갔더니
차키를 덜컥 주면서 손으로 가리키는 차를 보니 다름아닌 스마트 포투fortwo!!!!!!!
말 그대로 2인승 경차이다.
이런게....콤.팩.트 라니....
당황한 겨를도 없이 직원은 익숙하지 않은 기어 조작법을 설명하고 횡하니 사라진다...
아......
나....이거 타고.....500킬로를 가야하는데....
벌써 부터 앞이 막막하다.
사실 포투를 자주 본 건 주로 베를린에서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회사에서 직원들의 방문용으로 쓰거나
회사 차량으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런 용도(?)로만 쓰이는 차인줄 알았는데
이런 걸 타고 장거리를 가야하다니...의경 운전병 출신인 나로서도 대략 난감...
이건 무슨 차량 복불복도 아니고....
포기하고 차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그냥 신기했다. 이렇게 생겼구나...멋진데...
하면서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기어를 조작해 봤는데
요게 또 운전하는 맛이 들게 해주는
반자동 기어이다.
원하는 데로 오토를 원하면 오토에, 수동을 원하면 수동에 놓으면
앞,뒤로 '달칵'거림만으로 기어 조정이 가능해서 운전하는 맛이 쏠쏠하다.
오디오도 빵빵하고 좁은 천장을 투명하게 해서 실내가 훤하고 넓게 느껴진다.
대리점에서 집까지 시운전하는데,
'에라이 몰라 가보자'라며 절박한 상황속에서 용기 한 줄기만 붙잡고 가보기로 했다.
일단 아우토반에 올라서서 한번 밟아보는데 그렇게 밀리는 느낌없이 쭉쭉 나간다.
계기판에는 160까지 있는데 120 정도까지는 별 무리가 없었다.
다만 3차선이 기본인 아우토반에서 옆에 대형 트레일러가 지나가면
마치 트럭 옆 자전거 마냥 휘청 휘청 거리기는 한다.
내리막에서 가속을 받으니 무리 없이 시속 150도 돌파.
하지만 살아서 도착하고 싶어서 평균 120 정도로 해서 5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물론 도착해서는 이리 저리 집을 찾아다니고 둘러보고 하면서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지는 못했지만....
결과는 안 좋지만 밤이 되고 다시 120리 길을 돌아가야 한다.
차에 오르자마자 도시를 떠나기도 전부터 비바람이 몰아친다...ㅜ.ㅜ....
아우토반에 오르니 더욱 거세지는데 마치 차유리가 깨어질듯이 몰아치는 비바람에
시속 100정도로 가는데 카오디오안테나가 부러질듯 미친듯이 테크토닉을 추는데 안부러진게 다행이었다.
아무튼 갔던 일도 안되고 날씨는 마구 미쳐주시고 갈 때 보다 올 때 뚝뚝 떨어지는 기름 계기판에 가슴을 쓸며
열심히 달려서 6시간만인 새벽 2시에 집으로 도착했다.
왕복으로 중간에 아우토반을 잘못들어서서 헤매었던 것 까지 1천킬로를 타고 달렸다.
무슨 자동차 테스트하는 연구원도 아니고 아우토반에서 보기힘든 포투를 타고
홀로 열심히 쌩쌩 달리는 나를 보며 내가 추월하는 벤츠 탄 할아버지도
베엠베 탄 아저씨도 흠짓 놀라며 쳐다본다.
'나는 단지 바빴을 뿐 이에요'
돌이켜보면 벤츠엔진과 기술력에 대해 감탄하면서 잘 다녀온 것 같다.
장거리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포투,
비록 위험한 질주 였지만 재미있는 추억 이기도 하다.
아래는 그날 방 구하랴, 지도 보면서 길 찾으랴 정신 없는 와중에 찍은 거의 유일한 사진들.
이 날 집에 오는데 피곤하기도 해서 주변에 차량이 없을 때 슬금 슬금 저 160 눈금을 몇번 넘겨 보았다.
실제 체감 속도는 거의 시속 250 정도?? 마치 차가 굴러가는게 아니라 아주 낮게 날아가는 기분이다ㅋㅋㅋㅋㅋㅋ.
사실 시속 140 정도에서 사진 찍으려고 꺼냈는데 자세히 보면 시속 100정도에 눈금이 가있다.
시속 140정도가 되면 자동으로 두 손이 핸들에 가서 자동차 운전면허교본에 나오는
올바르고 '안전'한 운전자세가 되기 때문에 그럴수는 없었다.
카오디오도 빵빵하고 즐거운 드라이브 였었다.
하지만 두.번.은 죽어도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