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에 살 때는 무엇에 그리 쫓기고 살았는지 별로 한가로이 외출을 해 본일이 거의 없다.
매일이 집-학교-도서관 그런 생활 이었다.
지로도 길을 검색하다가 문득 집 바로 뒤편에 조그마한 연못이 있다는 표시가 있어서 호기심이 생긴다.
본에 있을 때 나를 행복하게 해 준 하늘이다.
너무나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이렇게 가끔은 그 하늘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듯
비행기가 남기는 저런 자국들이 하늘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어쨌든 길을 나오니 5분도 되지 않아 이런 연못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지 않으면 그냥 갈대밭이라 오해하기도 쉽다.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물살.
그리고 갈대밭...
바람이 많이 불던 가을날이었다.
산책로 옆으로 아담하게 놓인 연못 이었다.
사실 내가 살 던 이곳은 본의 거의 북쪽 끝지역으로 2킬로미터 정도에 거대 전력 중계소가 있다.
가끔 이 곳에 앉아 숨을 쉬는 여유를 갖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